시대 앞서갔던 S.E.S 노래, 물 만났나…'1세대 K팝' 심폐소생 [연계소문]

입력 2022-01-01 14:42   수정 2022-01-01 14:43


최근 음원차트 상위권에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가 등장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한 시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1세대 아이돌 S.E.S의 곡이 2022년 현재에 닿아 그 어렵다는 차트인을 하다니 이게 무슨 일일까.

S.E.S가 소속됐었던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현 막내 그룹 에스파는 지난 20일 '드림스 컴 트루'를 재해석한 리메이크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SM이 유튜브와 손잡고 진행하는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인 것이다.

원곡이 지니고 있는 몽환적이고 사이버틱한 분위기는 메타버스를 접목한 세계관을 펼쳐나가고 있는 에스파와 꼭 들어맞았다.


당시 과도하게 미래지향적으로 느껴졌던 뮤직비디오 속 모습들은 이제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S.E.S가 그랬듯 노래하는 에스파 멤버들 등 뒤로 화려한 요정 날개가 펄럭이고 외계인 캐릭터와 함께 음성 변조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이제야 제 시대를 찾은 영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에스파 멤버들의 가상 캐릭터 '아이(ae)'까지 등장하니 재미는 배가 된다.

그렇다면 과거의 곡을 굳이 되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K팝의 글로벌 인기에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K팝은 해외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며 전 세계에서 두터운 팬덤을 확보했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블랙핑크, 세븐틴, NCT, ITZY,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더보이즈, 엔하이픈, 에스파 등 다수의 팀들이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 등에서 놀랍도록 인지도를 넓혀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활동이 끊기면서 넘치는 수요를 만족할 만큼의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팬들의 소비가 앨범으로 몰리며 음반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신보는 물론 구보 판매량까지 증가했다는 점. 이는 새로 유입된 팬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NCT나 '즈즈즈'로 불리는 스트레이 키즈, 더보이즈, 에이티즈 등 다수의 그룹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초창기 앨범 판매량이 증가하는 걸 볼 수 있다. 새로 유입된 가수의 팬이 과거 음반까지 관심을 갖는 이른바 '백워드 스필오버(backward spillover)'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M은 유튜브와 옛날 뮤직비디오의 음질과 화질을 되살려 재공개하는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히며 이 '백워드 스필오버' 현상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K팝에 대한 넘치는 관심이 온라인을 통해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해외 팬들을 중심으로 과거의 음악 및 뮤직비디오까지 찾아보는 등 'K팝의 역사'에 흥미를 보이는 분위기가 포착됐다는 것.

이후 H.O.T. '전사의 후예', '빛', '드림스 컴 트루', 신화 '온리 원(Only One)', 플라이투더스카이 '데이 바이 데이(Day By Day)', 보아 '아이디; 피스 피(ID; Peace B)', 유영진 '…지애' 등의 리마스터링 버전을 공개했다.

특히 에스파를 통해 '드림스 컴 트루'를 재해석한 사례는 신구 조화가 시너지를 잘 발휘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이후 원곡과 비교하는 재미가 있어 흥미롭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동시에 에스파를 통해 '드림스 컴 트루'를 처음 접했다는 팬들도 적지 않다. 즉,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새로운 팬 유입의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K팝 심폐소생' 시도는 기술력이 강화된 최근의 엔터 전략 및 K팝 상승세와 맞물려 향후 다양하게 활용되며 더 큰 파급력을 낼 가능성이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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